[이사람] “근로자 ‘메이데이’ 외면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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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근로자 ‘메이데이’ 외면 않겠다”

최고관리자 0 34
“근로자 입장에 서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다들 만류했지만 저는 그들이 빛나도록 돕고 싶어요.”
문을 연 지 이제 두달이 갓 넘은 법률사무소 메이데이의 유재원 대표 변호사의 포부는 분명하고 힘이 넘쳤다. 그는 2003년 제45회 사법시험 합격 뒤 국방부 법무관리실 규제개혁법제담당 행정사무관, 국회사무처 법제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입법조사관을 거치며 근로환경과 산업재해, 처우개선 등에 관심을 가졌다. 커진 관심을 직접 실천에 옮길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힘든 길을 택했다. 그를 움직인 건 힘든 만큼 보람이 있을 것이란 확신이었다. 이제 시작이지만 근로자가 빛나도록 돕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확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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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형제, 우리는 모두 한 가족

“동시대를 살아가며 비슷한 고민을 하는 누구나 ‘사해형제’(四海兄弟)라는 생각으로 큰 연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대뜸 중국소설 <수호지>의 한 구절을 언급했다. 일탈한 군상들이 다양한 호걸과 규합될 때마다 외친 이 말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가 바라보는 국내 근로환경은 열악하다.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활동이지만 언제나 사회에서 소외됐다.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근로자·사용자·정규직·비정규직 등의 구분 없이 모두가 동등한 보살핌을 받아야 하지만 늘 각자의 위치에서 대립했고 상처받았다.

누구는 ‘노조탄압’과 ‘노동3권’을 말하고 누구는 ‘노동권 과보호’나 ‘노조의 정치화’를 주장하며 대립해 ‘모두가 함께’라는 생각은 뒷전이다.

그는 국회 환노위에서 일할 때 근로자의 반대 측인 근로복지공단·고용노동부 입장에서 사업과 법률을 검토했지만 이제는 그쪽을 상대로 소송을 하고 진정도 내며 반대편에 섰다. 양쪽을 다 경험했지만 결국 ‘모두가 함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가 <수호지>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송강이 무송을 만났을 때, 노지심이 양지를 만났을 때도 그들은 부딪히고 싸웠지만 결국 ‘세상이 모두 형제’라는 말을 나누며 부둥켜안았다”며 “거칠고 뜨거운 현실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마주한 모두가 행복한 일터, 건강한 노동이 가능한 세상을 위해 큰 연대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가치를 찾아주고 싶다”

모두가 사해형제의 마음을 품는 것은 쉽지 않다. 양쪽을 마주한 법의 문턱은 늘 높고 딱딱하다. 근로자보단 사용자 측에 상대적으로 더 익숙하고 편리한 게 법이다.

법을 더 잘 아는 그들은 항상 법을 이용해 근로자를 괴롭혔다. ‘모두가 함께’라는 사해형제의 바람 속에서도 그가 근로자의 고충을 더 듣고 그들의 마음을 더 헤아리려는 이유다.

그래서 그는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친근하게 법에 다가올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그는 법과 역사를 접목한 책 <어린이 로스쿨> 시리즈를 펴내며 이런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했다.

“사람들에게 법은 가깝고도 멀어요. 딱딱하고 어려운 법 이야기를 쉽게 풀어주고 싶었던 마음을 책에 담았죠. 어릴 때부터 익숙해지면 위축되지 않고 법과 친해질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어려운 법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쉽게 풀어내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근로자와 어려운 법을 연결해주는 소통창구를 자처한다. 조금 수준을 높여 중고생이나 어른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쓰고 싶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람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곳은 집이 아닌 직장이에요. 그래서 인간관계, 처우, 근로환경, 이런 부분이 중요한데 문제가 생기면 복잡하고 어려운 법을 외면하기 일쑤죠. 그들의 가치를 찾아주고 빛나게 해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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