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리쉘, '완성형 레프트' 독보적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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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리쉘, '완성형 레프트' 독보적 존재감

최고관리자 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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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중지추.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송곳은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결국은 그 위력을 드러낸다.

김연경(30·대한민국)과 리쉘(25·미국)이 2017 여자배구 월드그랑프리 대회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두 선수는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뛰어난 '완성형 레프트'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끌고 있다.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스피드 배구가 세계 배구의 대세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완성형 레프트의 존재 가치가 갈수록 치솟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해준 셈이다.

레프트 포지션은 국제대회나 해외 리그에서 윙 스파이커(Wing Spiker), 아웃사이드 스파이커(Outside Spiker), 아웃사이드 히터(Outside Hitter)라고 표기한다. 날개 공격수가 주 임무라는 뜻이다. 그러나 서브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도 담당해야 한다.

따라서 공격과 수비 능력을 다 갖추어야 한다. 남자배구든 여자배구든, 세계 배구 강팀들의 레프트는 수비에 비중을 조금 더 두는 경우는 있어도 공격력이 떨어지는 선수는 별로 없다. 전위에서 공격 결정력은 물론, 후위에서도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 시간차 공격)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국내 배구계에서 수비에 치중하는 선수를 '수비형 레프트', 공격에 중점을 두고 수비력이 약한 선수를 '공격형 레프트'라고 표현하는 자체가 한국 배구가 세계 흐름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징표이다. 해당 선수에게도 좋은 호칭이 될 수 없다. '반쪽 선수'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공격력과 수비력이 모두 뛰어난 '완성형 레프트'의 경우, 세계적으로도 귀하고 연봉도 가장 높다. 김연경이 세계 최고의 연봉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연경, '세계 최고' 호칭이 당연한 이유

김연경(192cm)은 20일 현재 월드그랑프리 2그룹 전체 전수 중에서 득점 4위, 공격성공률 5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 부문에서도 리시브 6위, 디그 6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디그(상대방 공격을 받아내는 것)는 리베로를 제외하고 전체 공격수 중에서 1위이다.

지난 17일 유럽 강호 폴란드와 경기에서 김연경은 양팀 통들어 최다 득점(26득점)과 공격성공률 51.0%를 기록했다. 리시브 성공률도 62.5%에 달했다.

김연경의 이런 기록들은 그동안 수많은 대회에서 증명됐기 때문에 이제는 당연시되는 경향이 있다. 그 점 또한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은 김연경의 맹활약으로 현재 2그룹 1위를 달리고 있다. 21일부터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지는 3연전에서 2승만 거두어도 결선 라운드 진출을 확정한다.

2그룹 결선 라운드는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동안 체코에서 열린다. 주최국 체코와 2그룹 상위 3개국 등 4팀이 4강전과 결승전을 연달아 치른다. 2그룹 우승 팀은 내년 월드그랑프리에서 1그룹으로 승격된다.

그러나 내년 월드그랑프리와 월드리그는 올해 성적과 관계없이 국제배구연맹(FIVB)이 선정하는 16개 팀만 출전하는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이번 월드그랑프리와 월드리그에서 1그룹 승격 자격을 갖추었거나, 1그룹에서 탈락 사유가 없음에도 내년 대회에 제외되는 국가들은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배구 월드리그 2그룹 우승 팀인 슬로베니아의 배구협회는 벌써부터 FIVB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월드리그나 월드그랑프리 대회는 올림픽 출전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랭킹 점수가 주어지는 대회이다. 그런데 FIVB가 출전 국가를 실력이 아닌 상업성을 기준으로, 그것도 임의대로 지정하는 건 불합리하고 비상식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리쉘, '세계적 선수'로 도약 예고

리쉘(본명 Madison Kingdon·183cm)의 미국 국가대표팀에서의 맹활약은 많은 부분에서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리쉘은 지난 시즌 한국 V리그에서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우뚝 섰다. 강력한 공격 파워와 체력, 준수한 수비력까지 겸비한 완성형 레프트로 활약하며 소속 팀인 IBK기업은행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MVP까지 수상했다.

V리그가 끝나자 리쉘은 생애 처음으로 권위 있는 국제대회에 미국 성인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그리고 월드그랑프리 1그룹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맞대결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리쉘은 미국 팀의 전 경기에 주전 레프트로 출전했다.

현재 1그룹 전체 선수 중에서 공격성공률 2위, 득점 10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에서도 리시브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리쉘도 리시브 부문에서 전체 공격수 중 1위이다.

특히,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이탈리아전에서 미국 팀 중 가장 많은 20득점을 올렸다. 16일 중국전에서는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인 주팅(24세·198cm)과 맞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리쉘은 이날 양팀 통들어 최다 득점(23점)과 공격성공률 59.4%를 기록했다. 리시브 성공률도 62.9%에 달했다. 주팅은 19득점에 공격성공률 42.1%를 기록했다. 리시브 성공률은 61.5%였다. 미국 팀은 중국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지만, 리쉘이 국제 무대에서 어느 정도 실력인지 잘 보여주었다.

미국은 이번 월드그랑프리에 리우 올림픽 주전 선수들을 대부분 출전시키지 않았다. 대신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겨냥한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유망주들을 대거 발탁했다. 그럼에도 리쉘, 바취(28세·190cm) 등의 활약에 힘입어 1그룹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트라이아웃 꼴찌'의 대반전, V리그에서 못 볼 뻔했다

그런 리쉘을 하마터면 한국 V리그에서 못 볼 뻔했다.

리쉘은 V리그에 오기 전 유럽 리그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였다. 지난 2015~2016 시즌 아제르바이잔 리그에서 아제라일 바쿠(Azerrail BAKU) 팀의 주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소속 팀을 아제르바이잔 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고 MVP까지 수상했다.

2015~2016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주 공격수로 활약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유럽 여자배구에서 터키, 러시아, 폴란드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리그이다.

그러나 2016년 4월 실시된 V리그 트라이아웃에서 리쉘은 지명조차 못 받고 집으로 돌아갈 뻔했다. 국내 프로 팀 감독 대부분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결국 맨 마지막인 6순위로 IBK기업은행에 지명됐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도 처음에는 리쉘을 우선 순위로 고려하지 않았다. 앞선 순번의 팀들이 염두에 두었던 장신 선수들을 지명하는 바람에 방침을 바꿔 리쉘을 최종 선택한 것이다.

'국가대표만 5명' IBK, V리그 기대감 상승

결과적으로 리쉘은 IBK기업은행에게 엄청난 복덩이였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여자부 공격성공률 1위, 오픈공격 1위, 후위공격 2위, 득점 4위, 서브 4위, 리시브 4위를 기록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것이다. 이정철 감독은 올 시즌 트라이아웃에서 리쉘과 재계약을 선택했다.

리쉘은 현재 월드그랑프리에서 향후 미국 국가대표 주전 레프트로 성장할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숨은 진주가 아니라, '로또 대박'이 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올 시즌 V리그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현재 리쉘, 김희진, 김수지, 김미연, 염혜선 등 무려 5명이 미국과 한국의 국가대표팀에 활약하고 있다.

남지연의 보상선수 이적으로 고민됐던 리베로 부문도 흥국생명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다 지난 6월 자유신분 선수로 풀린 김혜선(27세·163cm)을 영입해 보강했다.

이정철 감독은 20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혜선이는 지난 10일 계약을 체결했고, 11일부터 팀에 합류해 훈련을 하고 있다"며 "김혜선, 채선아, 노란 3인 리베로 체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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